통영 앞바다에 울려 퍼지는 이마에스트리의 ‘한산섬 달 밝은 밤에’

4월 초연 오페라 ‘이순신’ 대표 아리아 3곡
8월8일 통영 한산대첩축제 개막무대서 연주
역사와 예술·공간과 스토리 하나 되는 무대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악 앙상블 이마에스트리(I MAESTRI)는 창단 20주년을 맞아 이순신 장군의 위민정신과 민족적 자긍심을 담은 창작 오페라 ‘이순신’의 주요 장면을 통영 한산대첩축제 개막 무대에서 선보인다.

오는 8월 8일(금) 오후 8시 충무공의 도시 통영 한산대첩광장 수변 특설무대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은 오페라 ‘이순신’ 중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세상은 아름다운 빛으로’ ‘하늘이시여’ 등 감동적인 주요 아리아로 구성된다.

특히 거북선이 정박해 있는 실제 해변 공간에서, 충무공의 전투 무대였던 한산도 앞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공연은 역사와 예술, 공간과 스토리가 하나 되는 특별한 무대다.

양재무 음악감독이 이끄는 이마에스트리는 지난 4월 국립극장에서 AI 기반 3D입체영상과 결합된 창작 오페라 ‘이순신’을 세계 초연하며 기술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다. 이번 통영 공연은 그 감동의 일부 장면이 야외 해변 특설무대에서 세계 최초로 재현되는 역사적인 시도며, 단순한 공연을 넘어 공간과 시대를 초월한 예술적 재현이자 문화적 헌사라 할 수 있다.

아리아 ‘한산섬 달 밝은 밤에’는 이순신 장군의 자작시를 기반으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결의를 품은 그의 고뇌와 결단을 그려낸다. 달빛 아래 펼쳐지는 이 음악은 통영의 밤바다와 맞물려, 관객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닌 역사적 현장에서의 생생한 감동을 전달한다.

‘세상은 아름다운 빛으로’는 조국을 지키겠다는 장군의 다짐과 강한 조국애를 담은 곡으로, “우리 바다, 우리의 바다 지키리라”는 대사는 이 시대에도 유효한 울림을 전한다.

마지막 아리아 ‘하늘이시여’는 충무공이 전사 직전 하늘에 올리는 기도로, 고독한 영웅의 숭고한 사명감을 통해 공연의 절정을 완성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적 퍼포먼스가 아니다. 이순신 정신을 예술로 승화한 ‘음악극 이상의 무대’이자, 충무공 탄생 480주년을 맞이한 지금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적 제의(祭儀)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공연은 이순신 장군의 전설이 깃든 바로 그 공간에서 울려 퍼짐으로써, 관객들에게 역사를 체험하게 하고 공동체적 정체성을 다시 새기는 장이 된다.

이마에스트리는 이번 무대를 통해 K클래식이 단순히 해외 무대를 향한 도약을 넘어서 한국 고유의 정신과 문화유산을 현대적 예술 언어로 되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와 더불어 각 지역에서 단순 재현식 위주로 열리고 있는 이순신 관련 축제들에 새로운 콘텐츠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국내 축제문화의 질적 도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50년 전 한산섬 달빛 아래에서 울려 퍼졌을 이순신의 포효하는 기백! 바로 그 통영 앞바다에 울려 퍼지는 이마에스트리의 웅장한 노래는 거북선의 위용과 함께 되살아나 이 시대의 가슴을 두드릴 것이다.